[딸에게 미리 보내는 태교영어] 9편. 엄마의 목소리가 들려주는 첫 영어, Motherese
딸, 요즘 엄마가 손주한테 말 거는 거 옆에서 들어본 적 있니?
평소 엄마 목소리랑 완전히 달라져. 음이 붕 뜨고, 같은 말을 자꾸 반복하고, 별것도 아닌 말에 웃음까지 섞여.
재밌는 건 이걸 누가 가르쳐준 게 아니라는 거야. 그냥 아기 앞에만 서면 저절로 그렇게 돼.
“Oh, baby! Are you hungry?”
“Did you sleep well?”
“Look at you!”
엄마도 모르게 목소리가 높아지고, 말은 느려지고, 같은 말을 몇 번씩 반복하게 되지.
그런데 생각해보면 엄마가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칠 때도 비슷한 일이 일어나.
학원에서 수업할 때 사용하는 teacher's talk에도 나름의 특징이 있어.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말의 속도를 조절하고, 중요한 단어를 반복하고, 억양도 평소보다 조금 더 분명하게 사용하지.
심지어 학부모님과 상담할 때도 그래.
전화가 울리고 받자마자
“아, 네 어머님~”
하고 목소리가 상냥하게 바뀌는 걸 보면, 사람은 상대에 따라 말투와 억양을 자연스럽게 바꾸는 것 같아.
오늘은 그중에서도 아기에게 말을 걸 때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말투, Motherese에 대해 이야기해볼게.
Motherese, 정확히 뭘 말하는 걸까
Motherese는 우리말로 딱 떨어지게 번역하기 어려운 말이야. 굳이 표현하자면 ‘엄마 말투’ 정도라고 할 수 있지.
요즘에는 학계에서 infant-directed speech(영아 지향 발화)라는 표현을 더 많이 사용해. 꼭 엄마만 사용하는 말투가 아니라, 아빠나 조부모, 선생님 등 아기에게 말을 거는 어른에게도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야.
그렇다면 아기에게 말을 걸 때 우리의 말투는 어떻게 달라질까?
대표적으로 세 가지 특징을 생각해볼 수 있어.
- 억양(Intonation) — 목소리의 높낮이가 평소보다 더 크게 움직여.
- 반복(Repetition) — 같은 단어나 문장을 여러 번 되풀이해.
- 단순함(Simplicity) — 짧고 쉬운 문장을 많이 사용해.
예를 들어 어른에게는 그냥
“It's time to eat.”
라고 말할 수 있지만, 아기에게는 자연스럽게
“It's time to eat~!
Yummy, yummy!
Let's eat!”
하고 말하게 되지.
조금 과장된 것 같아도 괜찮아. 오히려 아기에게 말을 걸 때는 이런 생생한 억양과 반복이 자연스럽게 나타나.
영어로 하면 이런 느낌이야
딸, Motherese를 어렵게 생각하지 말자.
영어를 잘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특별한 영어 표현을 외워야 하는 것도 아니야. 우리가 평소 아기에게 이야기하는 방식을 영어에 그대로 적용하면 돼.
| 특징 | 일반적인 표현 | 아기에게 말하듯 |
|---|---|---|
| 억양 살리기 | It's time to eat. | It's time to eat~! Yummy, yummy! |
| 반복하기 | Look at the dog. | A dog! A dog! Look, a dog! |
| 단순하게 말하기 | I'm going to prepare your meal now. | Mommy's making food. Yum yum! |
어때?
어려운 영어 문장을 만들 필요가 없지. 너는 어려서 부터 디즈니랜드 에니메이션을 보기 좋아했고 영어도 곧잘해서 그리 어렵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한참동안 사용하지 않아서 어색할 수도 있을거야. 하지만,
짧게, 천천히, 또렷하게.
그리고 중요한 말을 한 번 더.
그것만 기억해도 충분해.
아기에게 말을 걸 때, 엄마가 자꾸 반복하게 되는 이유
사실 엄마들은 아기에게 같은 말을 참 많이 해. 엄마도 별로 말을 많이하는 스타일은 아니었지만 너랑 오빠랑 키울 때는 재잘재잘하면서 함께했던 시간들이 생각난다.
“Good morning, baby!”
조금 있다가 또
“Good morning!”
그리고 아기를 안으면서
“Good morning, my baby!”
어른에게라면 같은 말을 세 번이나 반복할 이유가 없겠지.
하지만 아기에게는 반복이 아주 자연스러운 대화 방식이야.
아직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여도, 아기는 엄마의 목소리와 말소리를 계속 경험하고 있어.
그래서 엄마가 매일 사용하는 짧은 표현들이 생활 속 상황과 함께 반복되는 거야.
“Bath time!”
“Let's take a bath.”
목욕할 때마다 이런 말을 들으면 bath라는 소리와 목욕하는 상황이 자연스럽게 함께 쌓이겠지.
오빠가 이제 막 말을 시작할 때 쯤 엄마가 아주 짧은 영어 책을 자주 읽어 줬던 기억이나. 어느날 갑자기 오빠가 자다 일어나서 " Water, please." 라고 말해서 그 땐 오빠가 영재인 줄 알았어. 참 흐했던 기억이야.
이처럼 영어는 공부시키는 것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영어 소리와 상황을 연결해주는 것이야.
임신 중에는 어떻게 해볼까?
딸, 여기서 한 가지는 꼭 기억했으면 좋겠어.
태교영어를 한다고 해서 하루 종일 영어로 이야기할 필요는 없어.
엄마가 영어를 유창하게 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원어민처럼 완벽하게 발음해야 하는 것도 아니야.
그저 엄마의 일상에 영어 몇 마디를 자연스럽게 넣어보는 거야.
아침에 일어나서
“Good morning, baby!”
배를 쓰다듬으면서
“Mommy is here.”
외출할 때
“Let's go!”
잠자리에 들면서
“Good night, baby.”
이 정도면 충분해.
처음에는 조금 어색할 거야.
혼자 영어로 중얼거리는 것 같기도 하고, 괜히 쑥스럽기도 하지.
그런데 며칠 하다 보면 이상하게 익숙해져. 그리고 어느 순간 영어 문장이 생각나면 자연스럽게 입 밖으로 나오기 시작해.
엄마에게는 영어 습관이 되고, 아기에게는 엄마의 목소리와 함께 듣는 익숙한 소리가 되는 거지.
오늘 하나만 골라 해보자
딸, 세 가지를 한꺼번에 하려고 하지 마.
오늘은 딱 하나만 해보자.
‘반복하기’야.
오늘 하루 무언가를 볼 때 영어로 이름을 두세 번 반복해서 말해보는 거야.
컵을 보았다면
“A cup!
A cup!
Mommy's cup!”
강아지를 보았다면
“A dog!
A dog!
Look! A dog!”
창밖을 보며 하늘을 보았다면
“Look at the sky!
The sky!
Beautiful sky!”
문장이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
중요한 건 영어를 많이 하는 것이 아니라, 엄마가 아이에게 말을 걸고 있다는 것이니까.
엄마의 목소리가 첫 영어가 될 수 있도록
딸아, 엄마는 영어를 가르치는 일을 오래 했지만 요즘은 이런 생각을 자주 해.
아이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가장 첫 번째 단계는 어쩌면 영어책도, 단어도, 문법도 아닐지 모른다고.
그저 엄마가 아이를 바라보며
“Hello, baby.”
하고 말을 걸어주는 것.
“Good night.”
하고 하루를 마무리하는 것.
그런 평범한 말들이 쌓여서 아이에게 영어라는 소리가 처음으로 다가오는 것이 아닐까 싶어.
그러니 영어를 잘해야 한다는 부담은 조금 내려놓자.
완벽한 영어보다 따뜻한 목소리.
많은 영어보다 매일 반복되는 한마디.
그것부터 시작해보자.
딸, 다음 편에서는 영어를 잘하지 않아도 괜찮아. 엄마가 오늘 당장 사용할 수 있는 아주 쉬운 영어 한마디들을 함께 골라볼게.
오늘의 Motherese 영어 5문장
Good morning, baby!
좋은 아침이야, 아가야.
Look at Mommy!
엄마를 봐!
Let's eat!
우리 먹자!
Let's go!
가자!
Good night. Mommy loves you.
잘 자. 엄마가 사랑해.
하루에 한 문장부터.
완벽한 영어보다 따뜻한 목소리부터. 🌱
참고 자료
· Encyclopaedia Britannica, “Infant-directed speech”
· Fernald, A. (1985). “Four-month-old infants prefer to listen to motherese.” Infant Behavior and Development, 8(2), 181–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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